[사설]"800조 광주전남 반도체 시대, 고창은 '가장 가까운 배후도시'" …"미래는 준비된 자의 몫"
입력 : 2026. 06. 30(화) 10:18
고창군청사 전경(고창뉴스)
[고창뉴스]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발표한 800조 원 규모의 서남권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에서 전북이 사실상 제외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아쉬움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선 9기 전북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대한민국 미래산업 지도에서 전북의 자리가 사라졌다"며 "기존의 3중 소외를 넘어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까지 배제되는 4중 소외를 겪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부 정책의 취지에 비춰보더라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의식이다.

특히 새만금의 대규모 산업용지와 재생에너지 기반, 용담댐을 통한 풍부한 공업용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 기반 등 여러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입지 검토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전북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는 국가 핵심 프로젝트를 바라만 봐야 하는 현실은 전북도민이라면 누구나 안타깝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같은 전북이라도 고창은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고창은 행정구역상 전북이지만 산업과 생활권은 오래전부터 광주권과 긴밀하게 연결돼 왔다.

무엇보다 고창의 가장 큰 경쟁력은 뛰어난 접근성이다. 고창~담양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광주 첨단산업단지와 장성 반도체 산업 예정지역까지 15~2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이는 전북 어느 지역보다도 광주·전남 산업벨트와 가까운 입지다.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한 도시가 아닌 여러 도시가 하나의 산업벨트를 이루며 성장해 왔다.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격화된다면 가장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받을 전북 지역 역시 고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고창이 해야 할 일은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자"는 구호를 외치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있는 배후도시가 되기 위한 전략을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일이다.

반도체 산업은 공장 하나만 들어선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협력기업과 장비업체, 물류기업, 연구기관, 교육시설, 주거와 상업시설이 함께 성장하는 거대한 산업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광주와 장성에서 대규모 투자가 시작되면 관련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고창은 이러한 기회를 가장 먼저 선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단지 경쟁력부터 높여야 한다. 기업들이 즉시 입주할 수 있는 산업용지를 확보하고, 신속한 인허가 체계를 구축하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투자유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주거와 교육, 문화, 의료 인프라 확충도 병행해야 한다.

기업은 공장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이 선택하는 곳은 결국 직원들이 정착해 생활하기 좋은 도시다. 광주 도심까지 20분 내외로 접근 가능한 쾌적한 정주환경은 고창만이 가진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인재 양성 역시 서둘러야 한다.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와 지역 교육기관, 전북 AI 특성화고(구 영선고) 등을 중심으로 AI와 반도체 장비,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산업 교육과정을 신설, 확대해 지역 청년들이 새로운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과 행정의 역할도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고창군은 전북특별자치도와의 협력은 물론,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광주시와 전남 장성군 등 인접 지자체와 산업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이제는 행정구역보다 경제권 중심의 공동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대다.

고창은 새만금과 광주를 연결하는 관문이자 서해안과 내륙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다.

이러한 입지적 강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이번 800조 원 반도체 프로젝트는 전북의 위기 속에서도 고창에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역 발전은 기다리는 도시가 아니라 준비하는 도시의 몫이다.

그동안 고창은 지리적으로 전북(전주 중심)의 서남권이라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놓쳐왔다. 그러나 이제는 행정구역이라는 틀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광주권 산업벨트와 연계한 새로운 광역경제권 전략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광주 첨단지구와 장성 반도체 산업단지까지 15~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같은 강점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고창은 단순한 배후지역을 넘어 전북과 광주·전남을 연결하는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거점으로 성장할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번 800조 원 반도체 프로젝트는 전북 전체에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고창에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이기도 하다.

고창은 이제 '전북의 끝'이 아니라 광주·전남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와 가장 가까운 전북의 전략 거점도시라는 새로운 비전을 세워야 한다.

그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고창뉴스

jcpark4747@kakao.com

탑뉴스 최신뉴스더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 뉴스

기사 목록

고창뉴스 PC버전